몰아보는 육아 일기 2021. 4. Ⅰ

안녕하세요.
오늘은 2021년 4월의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1호: 4학년, 2호: 2학년, 3호: 7세, 4호:6세, 5호: 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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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난리 vs 평화

1,2호가 씻을 때 5호도 같이 씻겨달라며 들여보냈다. 한참 깔깔거리며 씻더니 갑자기 시끄러워진다.

1호: 으악!! 흙인 줄 알았는데 똥이야!
2호: 오마이갓!!!
1호: 흙인줄 알고 만졌는데!!!
2호: 야야!! 저리 가! 저리 가서 마저 싸!
1호: 아냐아냐!! 다 쌌어 다 쌌어!! 씻겨야 돼!
2호: 아빠!!

밖에서 빨래를 널며 1,2호의 협력하는 소리를 들으니 어찌나 마음에 흡족하던지..
형제가 협력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방해할 수 없었다...


2. 좋은 일

방에서 엄마 아빠가 웃는 소리를 들은 1호,

1호: 왜? 엄마랑 뽀뽀했어?
아빠: 엥? 왜?
1호: 아니. 웃고 있길래~ 뭐 좋은 일 있어~?


3. 아무 말 대잔치

자꾸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는 2호에게
아빠: 2호! 손으로 좀 먹지 마
1호 :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이라는데~
라며 슬쩍 2호를 놀린다. 맨날 동생들을 놀리는 1호가 괘씸해서

아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데 동생을 그렇게 놀리는 행동이 사회적...... 인간은 사유하는 동물이라는데 동생을 그렇게 놀린다는 것은...

등등 동물 시리즈를 읊고 있는데,
조용하던 애들이 수근수근대기 시작한다.

2호: 근데 사유가 뭐야?
1호: 나도 몰라, 누가 한 말이야?
4호: 예수님이 한 말이야!
3호: 어! 나도 들어본 거 같아, 폭력을...
2호: (엄근진) 아니야! 아빠가 한 말이야. 우리 집에선 아빠가 처음으로 말했어!


4. 단합

식탁에서 포도를 먹고 있던 3,4호를 지나가던 1호가 보더니 말한다.

1호: 아빠! 나도 포도 먹고 싶어!
아빠: 그래, 아빠가 정리하고 먹게 해줄게
1호: (3,4호에게)야! 아빠가 아직 먹지 말래!
3호: 응? 안 먹었어.
4호: 포도 안 먹는데?

반 통이나 먹어 놓고는...
하루종일 치고박는 놈들이 보여주는 단합력이란...


5. 막둥이

누나들 간식으로 싸주는 초코 우유를 먹고 싶다며 들고 오는 5호.
평소 우유를 물처럼 마시는 5호인지라,

아빠: 누나들 유치원가서 마실 거니까 안돼~
5호: 네

라며 고분고분하게 대답하는 5호, 갑자기 어린이집 가방에 우유를 넣는다.
그 가방을 매고 누나에게 가더니

5호: (선생님) 우유 가져왔어요~

라며 혼자 상황극을 한다. 그대로 가방을 메고 구석에 가서 슬쩍 숨더니
가방에서 우유를 꺼내 뜯기 시작...
야!!


6. 2호의 장래희망

저녁을 먹던 중 2호가 말을 꺼낸다.

2호: 나 발레 선생님말고 또 하고 싶은 게 생겼어!
아빠: 뭔데?
2호: 판사

가슴이 벅차오르지만, 부담을 주어선 안된다.
별 일 아니라는 듯이...작지만 확신을 실어 아빠가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아빠:그럼! 할 수 있지!
2호: 근데 공부를 많이 해야하는거 같아..

이미 AI가 대체할 미래상과 우리나라 사법체계의 현실... 아니 미국을 가면... 판례법주의... 그러면 AI가..... 라며 아빠가 펼치던 상상의 나래가 딸내미의 공부 걱정에 싹 지워진다.

아빠: 아...아니야~ 충분히 할 수 있어!
2호: 발레 선생님도 하고 싶은데...
아빠: 두...둘 다 하면 돼!

나중에 물어보니 헤이 지니를 보고 판사 이야기를 꺼냈다는...
도와줘요.. 헤이지니!


7. 4호의 노래 1

4호: 아름다운 이 땅의 금수 강산에~
이건 아름다운 식당에 노래야~
엄마: 엉??

금강산도 식후경??



8. 4호의 노래 2

4호: 넌 할수 있어라고 말해 주세요~ 깨끗한 어린이가 될 수 있어요
엄마: 엉??

개사의 천재....


9. 아는 만큼 들리는... 1.

아빠가 BTS(bed time story)로 우리나라의 100년간의 근대사를 읊고 있던 중에 탱크를 언급했다.
내 옆에 조용히 누워있던 4호가 상냥한 목소리로

4호: 땡큐~ 땡큐~

탱크라고.....


10. 아는 만큼 들리는... 2

증조 할머니 이야기를 하던 중

엄마: 너희들은 고조할머니까지 있을 수 도 있겠다??!!
2호: 고려할머니??
1호: 고구려 할머니??

왜? 고조선 할머니라 하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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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2번째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