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보는 육아일기 2022 9-5

1호: 12세, 2호: 10세, 3호: 8세, 4호: 7세, 5호: 6세

 

1. 체면  

학부모-교사 상담시즌이 돌아왔다.
상담을 신청했더니 서술형 질문지를 보내왔다.
책상에서 작업 중인데 2호가 슬쩍 옆에 앉더니 괜스레 진지한 질문들을 하는 게 아닌가.

2호: 아빠, 내가 달라진 점이나 앞으로 달라졌으면 하는 점이 뭐야~?

이런 질문도 할 줄 알고... '많이 컸네' 하려 던 찰나,
책상 위에 선생님이 보내온 질문지가 있던 게 기억났다.
짐짓 놀리려고 '코딱지 파먹고, 이상한 춤추고, 드라마 보고... 등등' 이상하게 답해줬더니
씩씩거리며 소리지른다.

2호: 나도 체면이 있어!! 반장의 체면이 있다고!!!

- 음... 너의 체면을 재미와 바꿔서 미안해. ㅋㅋㅋㅋ

 

2. 영어 공부 시간  

3호에게 영어를 가르치는데,

아빠: duckling, 오리새끼라는 뜻이야~
       piglet,  돼지새끼라는 뜻이야~

라면서 가르치고 있었더니 거실에 있던 1호와 지나가던 2호가 뭔가 흠칫흠칫 거 린다.

1호:아빠;;; 반대로 말해주면 안돼?

아빠: 응? 왜, 맞잖아. 오리새끼...

2호: 음...소리가 뭔가 이상한데...?

아빠: 그래? 새끼돼지...반대가 더 이상하지 않아? 돼지새...  
       아..... 

- 욕... 하지.. 마... 이.. ^&*()

 

3. 딸램

샤워를 하고 나온 2호가 화장실 앞에서 몸을 요리조리 꼬면서 말한다.

2호: 오우~ 식세 도발~ 식세도 바~알~

엄마:...?? 그게 무슨 소리야??

2호:... 아!! 오우~ 섹시도발~ 섹시도바~~ 알~

엄마: ㅋㅋㅋㅋ 야!! 빨리 옷 입어!! 찍어놨다가 나중에 놀릴 거야!!

2호: 오우~ 초상권 침해~ 초상권 침해~~

 

- 넌 코미디언을 해도 괜찮을 거 같아. ㅋㅋㅋㅋㅋ

 

4. 한 글자 차이

이모와 카톡을 하던 3호.

3호: 4호야.. 죄송할까??
4호: 뭘 죄송해??
3호:... 이모한테 이거 보낼까??
엄마: 전송~
4호: 전송이 뭐야?? 

 

- 내가 대체 무슨 대화를 듣고 있는 건지... 그래도 귀여움. ㅋ

 

5. 아들램

거실에서 5호의 힘찬 기합 소리가 들린다.

5호: ~~ 하기! 뜨아아악!  ~~하기! 뜨아아악!

태권도에서 배운 동작을 연습하는가 싶어 보니,
지 키만 한 폼롤러를 들고 총검술을 연마 중이시다.
아니.. 그럼 무슨 동작명을 외치던 거였지? 하고 귀를 기울여 보니.

5호: 아빠 때리기!! 뜨아아악!! 아빠 세게 때리기!! 따아아아악!!!

 

- 아마도... 이날이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