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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마니토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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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복이네 오남매 맘 리자입니다.

오복이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공간을 마련해 봤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무언가 계속 늘어가는 느낌이네요. ^^;;;;

아이들 책에서부터 어른들 책까지 오복이네 가족들이 읽은 책을 올릴 예정입니다. 

독후감은 좀 제가 편한 문체로 쓰겠습니당.

첫번째 오남매네 책 읽기는 

"마니토를 찾아라."

이규희 글, 지우 그림

다림 출판사

입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추억의 게임 마니토. (사실 이제껏 나는 마니또인줄 알았다.)

중고등학교때 교회에서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마니토 게임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 마니토일까?? 하는 설렘이 이 게임의 묘미 아닐까?

비록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누가 내 마니토일까? 라는 궁금함과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주고 받는 것 만으로도 신이 났던 때가 생각나는 책이었다. 

 

책이 도착하자마자 1호가 신나게 그리고 잽싸게 책을 들고 자기 방으로 사라진다. 

제목을 발견하더니 

"우와! 마니토네??"

라며 좋아한다. 1학년때 학교에서 마니토 게임을 한 적이 있는 1호가 본인이 아는 것이 나왔으니 당연히 신났을 것이리라. 

그리곤 뚝딱 읽어버린다.

다 읽었다고 하는 1호에게 

"어때?"

라고 물으니

"재밌어!! 우리도 마니토 게임하자"

...... 그... 그래... 굳이... 싶지만 재미니깐 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결국 글을 모르는 3,4,5호를 빼고 엄마 아빠 1호, 2호가 마니토게임을 하게 되었다.

2호는 어찌하는지를 몰라 계속 투덜대더니 그 투덜거림은 어느덧 누가 본인 마니토인지 궁금해하는 중얼거림으로 바뀌었다. 나도 알지 그 궁금함. ㅎㅎ 그리고 결국 본인의 마니토를 엄마에게 말해주는... 하지만 엄마는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 그 마니토가 누구였는지 도통 생각이 안 나는... ㅜㅜ (다섯번의 출산과 함께 나의 뇌도 조금씩 빠져 나가버린듯.)

 

서평을 쓰고자 나도 읽어보려고 했는데 1호와 2호가 책을 들고 넘겨주질 않았다. 뭘 하나 봤더니...

모르는 단어에 줄을 그어 가며 읽고 있었다.

 

 

 

1호의 모르는 단어.

부당한 처사. 3학년인 아이가 정확히 모를 수 있는 단어이긴 한 것 같다. 뜻은 찾아봤으리라 생각하며.....

 

 

 

 

 

2호의 모르는 단어. 언니를 따라 줄을 긋는 것 같기는 한데.... 아직 1학년이라 그런지 어디서 끊어야하는지 모르는 듯한 느낌?? 

"엄마! '비해 유난히'가 무슨 말이야??? "

 

처음에는 무얼 묻는 건지 엄마도 몰라 책에 그어 놓은 줄을 보고 알았다. 귀여워...

 

그리고는 엄마가 받았다.  보던 중 마음에 드는 삽화를 발견했다.

 

 

 

 

주인공의 나쁜 기억을 지워 주는 지우개를 선물하는 마니토. 센스쟁이~ 

저 딸기 지우개 탐난다. 나도 갖고 싶다. 

 

다음은 아빠의 서평으로 넘어간다.


오랜만에 들어본 말에 추억이 방울방울 맺힌다. 아직도 아이들 학교나 유치원에서는 한번씩 마니토를 하는 모양이다. 나는 학생 때 뿐 아니라 청년 때까지도 마니토를 하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이 마치 큰 비밀이야기라도 하듯 털어놓는 마니토를 나 역시 두근거리며 참여하곤 했다. 마니토에는 아이나 어른이나 이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초등학생 주인공인 철우는 몹시 어려운 상황 가운데 있다. 보증빚을 진 아빠 덕에 할머니를 모시고 가족이 옥탑방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가뜩이나 약한 체격의 철우는 더 위축되어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그런 자신의 모습조차 포기하고 받아들인 상태다. 더 나아질 희망이라곤 보이지 않는 철우가 마니토를 통해 변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마중물을 생각하게 된다.

 

사람은 희망을 품고 산다. 아무리 힘들어도 언젠가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이 지금의 어려움을 견딜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 그저 막막한 현실밖에 보이지 않는 철우에게 마니토는 희망의 마중물이 된다. 누군가 나를 몰래 도와주기 위해 지켜보고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그 도움이 어떠한 형태일지 언제 나타날지조차 모를지라도, 그 막연한 기대감만으로도 변화의 동기가 될 수 있다. 마치 구르기 시작한 눈덩이처럼, 철우의 삶에는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작은 변화들이 쌓여 철우의 생각이, 태도가, 그리고 관계가 변하기 시작한다. 그저 막연할 뿐인 희망의 마중물을 통해 철우는 이제 자신이 그 희망을 전달는 통로가 되어 친구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새로운 희망을 전달하면서 오히려 더 성장해가는 희망의 선순환을 일으킨다.

 

이 책에 등장하는 철우와 친구들은 부모와 사회로부터 고통을 전가받는 피해자다. 이혼한 엄마, 빚진 아빠, 자신의 꿈을 아이에게 투영하는 엄마, 저마다 아픔이 있고 이유가 있다. 그 고통을 전가받는 아이들의 아픔과 두려움은 어른인 부모의 그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어른들의 문제가 아이들을 통해 위축, 괴롭힘, 관계의 갈등이라는 증상으로 나타나는 묘사는 지극히 현실적이라 더 뜨끔하다. 그러나 이를 회복하는 주체는 부모가 아닌 아이들이다. 아이들을 통해 전달되고 확장되는 위로와 도움, 서로를 위하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이 아이들을 짓누르는 사회의 압박을 이겨낼 힘이 되고 오히려 어른들에게까지 전해진다.

 

어찌보면 아이들은 사회라는 거대한 피라미드의 가장 아랫단에 있는 것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의 뒤에는 아이를 제대로 지켜주지 못한 부모의 부족함이 있고, 그 부모들은 실직과 사기, 이혼과 같은 다양한 사회적인 문제에 지치고 치여있다. 갖은 사회적 문제의 피해자같던 아이들을 통해 회복되고 순환하는 희망이 오히려 아이들을 사회적 피해자에서 건강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회복시켜준다.

 

마니토가 바꾼 것이 무엇일까. 마니토가 실직한 아빠에게 직업을 줄 수도 없고, 이혼한 가정에 재결합을 제시할 수도 없다. 실제로 해결된 일은 하나도 없는데, 마음만 들뜨게 해 플라시보 효과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우리는 현실을 사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같은 현실을 살지라도 마음속에 미래를 품고 살기 마련이다. 마니토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준 것은 비관적인 미래가 아닌 희망 섞인 미래를 꿈꾸게 하는 것이다. 아주 작은 것이지만 내가 바뀔 수 있다는 희망.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 나 역시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희망. 우리가 희망을 품고 현실을 살아갈 때, 우리의 희망은 미래가 된다.


 

*이 글은 다림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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