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보는 육아일기 2022. 5. 2

안녕하세요.
오복이네 엄마입니다.
오늘은 2022년 5월 두 번째 육아 일기 모음입니다.

1. 아는 것 같은 아는 것 아닌...

엄마: 다녀왔습니다.
4호: 엄마, 다녀왔어?
아빠: 야, 다녀오셨어요 해야지.
4호: 가족인데 뭐 어때~!
엄마: ㅋㅋㅋㅋㅋㅋ
아빠: 하…서운하구먼…
4호: 가족인데 뭐가 서운해~!
(조용히) 엄마, 근데 서운한 게 뭐야?

2. 7세

아침에 엄마가 4호의 앞머리를 잘라주는 중,

4호: (거울을 보며) 5살 때 이렇게 했으면 귀여웠을 텐데…
엄마: 지금은?
4호:휴~ 이젠 컸어. 다...

3. 아빠와 아들 그리고 어린이집 선생님

5호 등원시키는데 선생님이 묻는다.

선생님: 아버님... 혹시 며칠 전에 5호랑 싸우셨어요?
아빠: 네?!!!
선생님: 싸우셨냐고요.
아빠: (허공에 주먹질을 보여주며) 싸웠냐고요?
선생님: 네.
아빠: 얘... 어... 5호랑요?
선생님: 네.
아빠: 아니...그게...싸...싸웠...나?;;;

'혹시 5호가 집에서 아빠한테 맞았다고 이야기했나, 선생님이 가정폭력으로 신고해야 하는 의무가 있어서 그런가' 순간 식은땀을 흘리며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알고 보니 수업 시간에 엄마아빠랑 보낸 시간을 이야기하는데, 5호가 아빠를 발로 찼다고 너무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고 하신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아빠를 발로 차면 안 된다고 했더니 크게 낙담하여 하루종일 삐쳐있었단다.
그러고 보니 집에서 가끔 1호의 샌드백이 되어주곤 했다. 태권도 실력 확인도 하고, 얼마나 힘이 늘었나도 보고, 혹이라도 나쁜 사람을 만나거나 괴롭힘을 당할 때 사람을 때리는 게 무서워 못 써먹을까 싶어서. 요즘은 제대로 맞으면 엉덩이에 불이 난다. 아픈데 만족스러우면서 짜증 나는데 뿌듯한...
큰 누나가 아빠 엉덩이를 차는 찰진 타격음이 들리면, 오만 것들이 신나서 달려와 되지도 않는 발차기를 해댄다. 아무래도 5호가 그렇게 발차기했던 게 생각나 딴에는 영웅담을 늘어놓았던 모양인데... 오히려 그러면 안 된다는 소리를 듣고 많이 실망했던 것 같다.
그래 맨날 누나들한테 얻어터지다가 아빠를 발로 찼으니 오죽 가슴이 벅찼을까...
아니 근데 선생님은 무슨 질문이... 아무래도 내가 놀아난 듯하다.

4. 선생님은 어려워

여기서 아드님은 아빠. 한별이는 1호. 하늘이는 2호.

5. 자존감

늘 본인이 이쁘다는 말을 달고 사는 2호.

엄마: 2호야~ 넌 정말 네가 예뻐?
2호: 응!! 난 정말 예뻐!!
엄마: 넌 왜 네가 예쁘다고 생각해?
2호: 내 얼굴이 내 스타일이야.

아......

6. 영어 노래

학교에서 뮤지컬 활동을 하는 2호.
수업에서 연습하는 노래를 틀어달란다.

2호: 런던... 타워? 뭐 그런 건데? 런던 타워 찾아줘.

런던 타워를 찾아보니 뭔가 있긴 한데 경음악인지 뭔지. 배경음악인가 싶다.

2호: 아~ 이건 아닌데~? 런던타워 맞는데?

아무리 찾아도 런던타워로는 그럴듯한 노래가 나오질 않는다.

아빠: 혹시 런던 브리지 아니야? 동요 같은 거 있는데?
2호: 아냐! 런던타워란 말이야!!

한참 찾아보다가 순간 깨달음이 온다.

아빠: 혹시 이거?
2호: 맞다!! 이거야!!

Run the world - Beyonce

https://youtu.be/VBmMU_iwe6U

7. 사육

오늘은 2호에게 밥을 푸라고 했다.
아빠 밥을 푼 다음 가져다 놓으면서 조용히 혼잣말하는 2호.

2호: 잘 자라라 고릴라야~

8. 추리 소설

1호: 셜록 홈스 말고 유명한 추리 소설이 또 뭐가 있을까?
2호: 엉덩이 탐정?

9. 하나님

하나님의 무소부재하심을 설명하던 중

아빠: 자, 하나님은 공기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자~

듣고 있던 3호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한다.

3호:우주에는 공기가 없지.

아.. 시크해..

10. 부부 일기

2008년

싸이월드의 사진들이 보여 구경하다가 남편에게 사진을 보여주면서 말했다.

아내: 와.. 이때 얼굴이 참 작았네.. 그지??
남편: 그러네~~ 그런데 왜 엎드려있어???
아내: 응..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