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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남매 이야기

아빠의 B.T.S(Bed Time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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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복이 오남매 맘 리자입니다.

저의 16번째 글 "잠자리 동화를 들으면 잠이 올까요?"

https://leeja-5guys.tistory.com/16

 

잠자리 동화를 들으면 잠이 잘 올까요?

안녕하세요 오남매 엄마 리자입니다. 잠 잘자는 아이만큼 효자가 없죠. 아이들은 잘먹고, 잘자고, 잘싸고가 최고인데.. 저희집 아이들은 대체로 잘 먹고 잘 싸는데... 잘 자고가 엄청 안되는 아이

leeja-5guys.tistory.com

이 글을 이후로 저희 집 오복이 들은 계속 거실에서 같이 자고 있습니다. 

원래는 5호 다복이는 엄마 아빠와, 4호 또복이& 3호 만복이 같이, 2호 복복이& 1호 팔복이 이렇게 각자들 방에서 자곤 했습니다. 뭐 가끔 mix & match 도 가능하지만 저 날 이후로 그렇게 서로

"발 대지 마라.. 팔 치워라... 저리 가라!!"

자기 전 난리를 치면서도 따로 자겠단 말은 하지 않습니다. 

따로 잤을 땐 5명이 다 자다 깨서 엄마 아빠에게로 오더니 같이 자니깐 오지도 않더라구요. 그렇게 지지고 볶고 싸워도 의지는 되나 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거실에 누워 7명의 식구가 다 있었습니다. 엄마 아빤 재운다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아빠가 

"들어봐~"

를 말합니다. 아... 기본 30분은 이야기가 지속되겠구나... (아빠 혼자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중간에 끼어들어서 시간이 늘어납니다.) 빨리 잠들진 않겠구나... 욕을 하면서... 마음을 다잡아 보면서 무슨 이야기를 하나 저도 들어봤습니다. 애들 재우다 보면 심심하잖아요~

 

그런데.. 갑자기...

핵폭탄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헐~

 

이 잘 밤에? 안 그래도 무서움을 많이 타는 아이들한테? 저건 무슨 감성이지? 아빠 감성인가??

 

일본 히로시마에 핵폭탄이 떨어져서 한 마을이 다 날아갔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1호가 무섭다고 하니... 

가만히 듣고 있던 3,4호가 무섭다고 난리입니다.

그중에 젤 목소리 큰 애. 4호가 "무서워!!! 무서워요!!! 아빠 그만 해주세요!!!"라고 목청껏 소리 지릅니다.

근데 사실 4호가 무섭다고 이야기할 때는 정작 무서운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었죠.

그냥 분위기에 휩쓸리고 잠이 오는데 잠은 자기 싫고 애매한 상황이니 아무 말이나 소리 지르고 보는 4호였습니다. 

 

아빠: 핵폭탄을 만들었어.
4호: 무서워요!!! 그만 이야기해 주세요!!!!
아빠: 뭐가 무서워? 그냥 만들었다고. 방귀를 만들었어. 똥을 만들었어.
4호: 무서워요!!!!

 

뭐 이런 식이죠. 4호가 계속 소리 지르자 아무도 못 자겠다는 판단이 든 아빠는 일단 후퇴하기로 합니다.

1호와 2호는 무섭지만 계속 듣고 싶어 하고요.

그래서 저는 열심히 4호의 등도 쓰다듬어주고 빨리 자라고 협박 강권하고... 이렇게 해도 본인이 잘 시간이 돼야 잠이 들죠. 어쨌든 계속 시끄럽던 4호가 갑자기 조용해집니다. 정말 갑자기 잡니다. 자기 전까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최대한 쓰고 자겠다고 마음먹은 것처럼 움직이고 말합니다. 아.. 대체 우리 집 아이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잠을 안 자려고 하는지.... 

조용해지니 아빠가 4호가 잠든 걸 확인합니다. 아... 3호는 이미 자고 있었습니다. 

 

"4호야~"
".........."
"잔다! 자, 이제 이어서 이야기해줄게~"

 

10시를 넘어 1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인데... 굳이 또 이어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요? 우리 아빠는?

 

이야기를 저도 좀 듣고 싶었지만 5호가 잠을 안 자고 판다곰 새끼 마냥 굴러다녀서 재우느라 중간에는 못 들었습니다. 지금 대충 기억나는 이야기는

 

핵폭탄을 발사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와 아이들이 무섭다고 발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 폭탄이 터지면 뜨거운 열에 의해서 죽는다. 차라리 폭탄을 제대로 맞으면 아프지 않고 죽을 수 있다... 뭐 이런... (이게 잠자는 아이들에게 할 이야기인가요...ㅡㅡ;;;)

 

그러다 제 귀에 들리기 시작한 건 폭발이 있었을 때 화장실 같은 곳에 문을 잘 닫고 숨어 있으면 살아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지하로 들어가서 숨어 있으라고 했습니다. 폭발이 있고 나서는 정전이 될 테니 정전이 되면 끝난 거라고 그러면 나오면 될 거라고 라고 하니 1호와 2호는 화장실에 숨어야 하나 지하에 어떻게 가나 열심히 이야기 중입니다. 5호는 여전히 판다곰 새끼 놀이를 하다가 저에게 등짝을 한대 맞고 제대로 누워서 쓰담쓰담을 당하고 있는 중이었고요.

 

그러다가 여기서부터 중요하다면서 하는 말이.

"죽었으면 끝이지만 일단 운 좋게 살아났으면 사람이 걸을 수 있는 속도와 거리가 있어. 일단 숨어 있다가 바람이 훅! 불고 나면 숨어있던 곳에서 나와서 한 방향을 정해서 무조건 걸어. 폭탄이 터졌으니 자동차도 다 탔을 꺼고.. 어디 자전거가 있으면 훔쳐서라도 타고 도망가."

 

아..... 한숨만 셔~~

한숨이 나오긴 하지만 계속 듣다 보니 저도 궁금해집니다. 어릴 적에 히로시마 원자폭탄이 터지고 나서 이후에 대한 영화를 본 기억이 나는데 방사능 피폭이 되어 삶이 힘든 그런 내용이 어렴풋이 기억이 났거든요. 그래서 왜 나와서 도망을 가라고 하지? 피폭이 되면 어떡하려고?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왜 도망가야 하냐 하면~"

하고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정말 일관되게 이 사람의 이야기 방식은 미괄식입니다. 절대 결론이나 제가 궁금한 부분을 먼저 이야기해 주지 않습니다. 하나하나 차례차례 이야기하죠. 항상 결론부터 이야기하는 저는 많이 답답합니다.

대충의 이야기를 요약해보자면 폭발 후 공기가 뜨거워져 방사능 물질이 다 하늘 위로 올라간다고 합니다. 그러고 나서 몇 시간 뒤에 구름이랑 만나서 방사능 비가 내리는데 그 비를 맞으면 피폭이 돼서 아프고 암에 걸리고 뭐 아무튼 좋지 않다 그러니 꼭 바로 도망가야 한다.라는 이야길 하고 있으니 1호가 한마디 합니다.

 

1호: 애들은 어떻게 데리고 가? 안 가려고 하면 어떻게 해? 

(아... 맏언니다운 생각이네요. 동생들을 어떻게 챙기냐가 제1순위인 듯.. 그리고 당장 그 폭탄이 터진 듯 상상합니다.)

아빠: 그런 상황이면 때려서라도 데리고 가야지... 그리고 야! 엄마 아빠도 있겠지... 엄마 아빠도 살아야 할 거 아니야...

ㅋㅋㅋㅋㅋ 그렇네요.. 1호의 머릿속엔 저흰 없습니다. 

 

또 무섭다고 난리입니다. 자라고 하는 건지... 공포에 질려서 잠을 잘 수 없게 하려는 건지... 

왠지 오늘 밤 우리 아이들 꿈은 스펙터클할 것 같습니다.

 

계속 걸어서 도망을 쳐야 한다고 강조하는 아빠의 이야기를 듣던 2호가 말합니다.

그냥 죽는 게 낫겠다. '뿅'하고 죽으면 되잖아. 그게 낫겠는데?

 

걷기가 귀찮은 걸까요? 뭔가 저의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어떻게든 살려고 하는 아빠와 1호... 그렇게 힘들게 살 바엔 그냥 죽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는 저와 2호. 피는 못 속입니다.

 

이렇게 계속 이야기를 하다가 지하철 있는 곳으로 내려가서 피해도 되겠다고 하며 아빠가 갑자기 깨달음을 얻습니다.

 

"아! 지하철 선로를 따라서 가면 안전하겠네~"

아이들이 그러면 되냐고 뭔가 살길을 찾은 듯한 희망을 찾은 듯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을 때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근데 하필 순환선이야. 아하하하하핳하핳하하하하하하하"

 

순환선이 뭔지 모르는 아이들은 가만히 있고 아빠가 저보고 못됐다고 난리입니다. 엄마가 다 죽인다고 아이들을 선동하길래... 너무 어이가 없어서... 

 

"아빠 따라가면 다 죽지! 날 따라와야지!!"

 

무슨 말이냐고요? 저희 신랑은 지독한 길치입니다. 그러니 순환선을 고를 확률은 저보단 저희 신랑이 더.... 본인도 본인을 잘 아는지라 바로 꼬리를 내립니다.

 

엄마 아빠가 이렇게 웃고 놀릴 동안 1호와 2호는 잠을 자지 않고 계속 무섭다고 난리입니다.

본인이 시작해 놓고선 아이들이 무섭다고 잠을 자질 않자 아빠가 한마디 합니다.

 

"핵폭발로 죽는 사람 숫자보다 지금 코로나로 죽는 사람들 숫자가 더 많아!!"

 

그러자 2호가 말합니다.

 

"아~ 코로나 이야기하니깐 갑자기 핵폭탄이 안 무서워졌어. "

 

ㅋㅋㅋ 세상 단순합니다. 

하지만 1호는 계속 무서워합니다.

시간은 12시를 향해가고 있고 5호는 잠이 들었고 1~2호만 남은 상황에 특단의 조치를 취합니다.

엄마가 둘 사이에 들어가 양쪽으로 한 놈씩 끼고 핵폭탄 이야기를 잊어버리게 해 줄 만한 이야기를 하죠.

 

막간 성. 교. 육.

 

요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삐뽀삐뽀 오남매에서 들려드리겠습니다~  ^^

 

엄마의 막간 성교육을 듣고 폭풍 수다로 엄마의 귀에서 피가 날 것 같은 공포를 주던 아이들은 잠을 잤습니다. 엄마는 안 무섭고 푹신푹신해서 좋다며.... 

 

이상 아빠의 B.T.S!!  Bed Time Story였습니다.

 

 

 

역시 아이들은 잘 때가 제일 천사 같습니다.

 

모두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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