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남매 맘 리자입니다.
오늘은 2호에게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올해 1학년이 되었으나 학교를 가보지도 못하고 집에만 있던 2호가 드디어 등교를 했거든요.
약간 시대를 자꾸 이상하게 타는 2호라 짠합니다.
무슨 말이냐구요?
2호가 6세 때 유치원 비리로 난리가 났었죠. 그런데 하필 2호가 다니던 유치원이 신문에나 나오는 그런 유치원이었던 겁니다. 원장이 바뀌면서 아이들 수업과 견학과 먹을 것에 들아가는 비용을 줄인답시고 엉망으로 해놨던 거죠.
그때 그 유치원 엄마들 아빠들 다 찾아가서 항의하고 교육청 앞에서 시위하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2호가 유치원에 다닐 때 너무 재미없고 심심하다고 다른 곳으로 옮겨달라고 했을 때 워낙 싫증을 잘 내던 터라 그러려니 하고 말았는데... 정말 수업도 부실하고 견학도 갔던 데 또 가고... 어휴.. 지금 생각해도 화가 나네요. 암튼 그래서 2년 잘 다닌 유치원을 그만두고 한동안 집에서 아빠와 함께 홈스쿨링을 하다가 7세 때 다른 유치원으로 옮기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코로나 19 사태가 갑자기 대구에서 빵! 하고 터지는 바람에...
하필 저희가 대구에 있고 그 신천지 교회 근처에 사는지라...
2호의 졸업식도 못가보고 혼자 졸업했습니다. 꽃다발 들고 사진 찍고 이런 거 해줬야 하는데 말이죠.
그래도 입학식은 할 수 있겠지...
하던 게.. 입학식은커녕 등교도 6월이 다돼서야 할 수 있었네요.
그리고 2호가 유연한 건 다 아시죠?
https://leeja-5guys.tistory.com/11
원래는 3월쯤에 다니던 무용학원에서 현대무용으로 대회를 나가려고 계획까지 하고 있었죠.
모든 게 다 취소...
아무리 카레로 저를 배신한 2호지만 좀 짠하지 않습니까??
휴..
그런데....
학교 가기 전날 밤,
2호가 혼자 부산스럽습니다.
엄마.. 예쁜 옷을 입고 가고 싶은데 뭘 입고 가면 좋을까?
치마를 입고 가고 싶은데 위에 입을 게 없어..
내가 생각해둔 머리 모양이 있는데... 머릴 양갈래로 따으면 어떨까??
아 머리가 짧아서 안 이쁘겠구나??
이러는 게 아니겠습니까.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1호 때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왜 그랬는지는 아랫글을 보시면 충분히 이해가 되실 겁니다.
https://leeja-5guys.tistory.com/6
아기자기하고 소녀소녀 한 모습..
아... 너무나 귀엽습니다. 내 딸이라 그런가 더 귀엽네요.
그래서 옷도 골라주고.. 머리가 다음날 웨이브가 있게 하기 위해 열심히 머리도 땋아줬습니다.
잠이 안 온다던 아이가 머리 몇 번 쓰다듬으니 자더라고요. ㅎㅎ
세상 사랑스럽습니다.
그래서 오늘 2호의 짠한 등굣길을 영상으로 찍어보았습니다.
여기다 그냥 바로 올리고 싶은데 잘 못해서유툽에 올려서 보여드립니다.
왼쪽은 예비 소집일 때 아빠가 기분 내라며 가방도 매고 갔던 모습이고
오른쪽이 오늘 모습입니다.
어느덧 계절도 바뀌고... 머리 모양도 바뀌고.. 키도 좀 더 컸네요.
사실 등교를 안 시킬까 하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대구도 다시 여기저기 확진자들이 생기고 수성구 쪽 학교는 확진자 학생도 나왔거든요.
하지만 2호가 너무나 간절하게 학교를 가고 싶어 해서...
한 반에 6명 수업한다고 하길래 보냈습니다.
오늘 가보니 보호자는 교문 안으로 못 들어오게 되어있었고요.
바닥에 화살표 표시를 해놔서 애들이 따라서 들어와서 교실에 들어가기 전에 열 측정, 손 소독하고 들어갔습니다.
이럴 땐 학교가 좀 작은 게 좋네요.
무사히 돌아와서 지금은 잘 자고 있습니다.
이상 2호의 등교 후기였습니다. ^^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