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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남매 이야기

2호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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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남매 엄마 리자입니다.

 

글을 매일 하나씩 쓴다는 것이 좋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네요.

글 쓰는 시간만큼은 엄마가 아니라 작가가 된 기분으로 글을 쓰게 돼서 뭔가 자존감이 업업되는 느낌이랄까요?

저는 아이들 이야기를 주로 쓰다보니 글의 소재가 바닥이 날 염려는 없어서 다행입니다.

오히려 너무 투머치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 소재가 많다고 해서 다 글로 써지진 않네요.ㅎㅎ

넘의 집 아이들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어주시는 이웃분들에게 우선 감사드리고 이야길 시작해 보겠습니당~^^

 

오늘은 2호의 이야기입니다.

2호에 대해 잠깐 소개는 집콕 육아의 글을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아용. 

같은 이야기 여러번 하기가 민망해서.. ^^;;;

https://leeja-5guys.tistory.com/4

집콕 육아

오남매는 대구에 삽니다. 아시다시피 코로나 19로 인해 31번 환자가 발생한 이후로 70여일을 집콕생활을 했죠. 다행히 전 작년 11월에 육아 휴직을 시작했고, 신랑은 재택 근무자(육아대디)로 있습

leeja-5guys.tistory.com

후반부에 소개글이 나옵니다. 

그 소개글에 덧붙이자면... 

낭창낭창합니다. 나긋나긋한데 또 엽기적이기도 하고 해서요.

1호가 성격이 아빠 같다면, 2호는 엄마 같습니다. 

아무 하고나 친구가 되는 1호에 비해 부끄러움도 많구요. (평소의 행동을 보면 살짝 내숭이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여성 여성스러움이 성격에도 나타나지만 신체적으로도 나타납니다.

전체적인 선이 여성스러워서 한국 무용하면 잘 어울리겠다 싶어요.

몸도 어찌나 유연한지... 써커스 단에 들어가도 될 것 같아요. 

 

 

사람이 뒤로도 접힐 수가 있더라구요. 정말 유연합니다.

 

애교도 많습니다. 첫째들은 가질 수 없는... 그냥 본능에서 나오는 애교... 만들어지지 않는.. 의도하지 않는 그런 애교가 있습니다. 

그리고 엄마, 저를 좋아합니다. 틈만나면 와서 좋다고 붙어있습니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그랬던 2호가 절 배신했습니다. 

 

어제의 일이었어요.

아이들이 카레를 먹고 싶다고 해서 신랑이 집에서 카레를 하고 저는 아이들과 운동장에서 놀다가 들어갔습니다. 

신랑이 저보다 요리한 경력도 오래 되었고 잘합니다. 그리고 제 요릴 맛없어하죠. (제가 간을 잘 못 맞추거든요. ㅋㅋㅋ)

그래서 제가 이브닝 근무(오후 2시~오후 10시까지하는 근무)를 해도 아이들 저녁 걱정을 해본 적이 없죠. 

아무튼 밖에서 신나게 놀다가 들어가서 다 씻기고 밥을 먹으려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저와 신랑, 그리고 2호가 미리와서 앉아있었죠.

그때 신랑이 갑자기 영어로 저에게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보통 아이들이 못알아들었으면 하는 말들을 영어로 합니다.  영어로 한다고는 하지만 말은 주로 신랑이 하고 전 그냥 알아듣는 정도죠.

내용인즉슨...

집에 들어오면서 3호가 저녁으로 카레가 준비되어 있는 것을 알아채고 카레가 싫다고 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2호가 3호에게 나긋나긋 낭창한 목소리로

 

나도 카레가 싫지만 이번에는 아빠가 만든 카레니깐 괜찮을 거야..
예전에 엄마가 했던 카레가 아니야, 그건 언니도 맛이 없었는데.. 이번엔 아빠가 만들었으니깐 맛있을 거야.

 

(이런 내용으로 말했다고 영어로 말한 걸 제가 2호의 느낌 아니깐 상상해서 적었습니다.)

 

아.... 순간 배신감이 용솟음쳤습니다.

나 좋다고 옆에서 안아주고 할 땐 언제고!!!

아빠 무섭다고 할 땐 언제고!!!

 

2호가 바로 앞에 앉아서 저희 얘기는 못 알아듣고 예쁜 까만 눈을 깜빡이며 저를 쳐다보고 있는데...

요놈이... 그런 이야길 했단 말이지!!!라고 생각하고 쳐다보면서 웃어버렸습니다.

사실 저도 인정하거든요.

저번에 제가 만들었던 카레가 정말 맛이 없었다는 걸요. 

아직도 제가 2호 본인을 보고 왜 웃었는진 2호는 모릅니다. 

적어도 저한테 한 말은 아니니깐요.

 

근데 더 웃긴 건...

그 얘길 들은 아빠가 순간 흠칫해서 카레를 맛 본 뒤에 MSG를 더 넣었다고 합니다.

그러곤 본인은 최선을 다했다며... 노력하는 아빠라며... 

어이없습니다.

 

2호의 배신이 맘이 아프지만 너무 사실이라 뭐라 할 수도 없습니다. 

 

여기서 반전은..

아빠의 카레도 그다지 맛이 없었나 봅니다. 

말은 안 했지만 남은 카레를 1호랑 4호는 오늘 먹었는데... 2호는 안 먹었거든요. ㅋㅋㅋㅋㅋㅋ

 

왜 전 통쾌했을까요?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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