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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일기

오복이네 육아 일기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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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복이 오남매 맘 리자입니다.

2018년 5월쯤에 5호의 육아휴직을 다 쓰지 못하고 복귀를 한터라 제가 쓴 육아일기는 없네요. 오늘도 아빠의 육아 일기로 도배됩니다.

저희 신랑은 집에서 애만 보고 살림만 했냐구요?? 흐흐흐...  저희 신랑은 그때 군 복무 중이었습니다. 두둥.. 상근으로요...

애가 다섯이 있어도 군대는 가야합니다. 아니죠 정확히 말하면 애가 넷이 있고 아내 뱃속에 애가 한 명 더 있는데도 군대는 가야 합니다. 면제 따윈 없더라고요. 뭐 그렇다고요. 

아!! 제가 올리는 그림에 대한 질문이 간혹 있던데 제가 그리는거 아니랍니다. 전 그림을 못 그려요. ㅠㅠ 대신 Canva라는 사이트에 있는 그림들을 상황에 맞게 짜깁기 합니다. 그래서 그림 톤이 일정하지 않죠.. 여기저기 찾아 붙이느라. 저도 쓱쓱 그림 잘 그리고 싶어요. ㅜㅜ

오늘 아이들의 나이는 1호 8세, 2호 6세, 3호 4세, 4호 3세, 5호 10~11개월 정도 입니다. 


애교

 

편식도 하고 밥도 잘 안먹어 걔 중 제일 힘도 약하고 마른 3호... 아프기도 오죽 자주 아픈지... 하필 4호가 잘 먹고 힘도 세어 가장 피 터지는 둘이다.

다른 애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말이 느린가 싶더니, 얼마 전 4호랑 같이 갑자기 말이 터졌다.

저녁 식사 중, 그만 먹고 싶은 눈치의 3호가 엄마에게 묻는다.

"나 배 나오는데~?"

조금이라도 더 먹이고픈 엄마가 대답했다.

"넌 더 나와도 돼~"

슬쩍 눈치를 보던 3호가 다시 말한다.

"...배 아플 거 같은데~~?"

말하고는 45도 각도로 살짝 엄마 눈치를 살피고 앉았더니 말없이 쳐다보는 엄마 모습에 씨~익 하고 애교를 보낸다...

말은 늦더니 간접언어는 발달이 상당하다.

더 안 먹어도 되는게 뭐 저리 신난다고 나비마냥 날아간다.

>> 사실 3호가 말이 늦게 터진 거라기 보단 4호가 말이 빨랐던 것 같다. 그리고 목소리가 작아서 아빠 귀에 잘 안 들렸던 듯.. 


아빠가 잘못했네..

 

 

 


거실에 에어컨을 틀어놓은지라 방문을 항상 닫고 다니라고 하는데 애들 방에 문이 열려있고 누군가 안에 있는 모습이 보인다. 4 호구나 싶어 외쳤다.

"4호야, 문 닫아야지!"

 

말을 안 듣는다.

'아, 진짜 4 호구나' 싶어 한층 더 큰 목소리로 불렀더니...

다른 방 문을 열고 4호가 다급히 나온다. 심지어 그렇게 급하게 나오면서 키도 잘 닿지 않는 손잡이를 잡고 낑낑대며 문을 닫는다.

...
미안하다!!! ㅠㅠ


자유세계 1

 

 



식사 후 역할(?) 놀이 중인 아이들,  1호가 2,3,4호 목에 태권도 띠를 하나씩 감아서 케르베르스 마냥 끌고 가더니 쇼핑을 시킨다...

멍멍 거리면서 기어가던 애들이 다들 벌떡 일어나 분주히 쇼핑을 한다.

뭔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감각이다.


아빠가 또 잘못했네..

 

 



콩국수를 주문했더니 소금이 곽에 담겨왔다. 식탁 위에 널어놓는데 4호가 곽을 열어보려고 한다.

"놔둬라. 안 돼. " 

몇 번 말하는데 집념의 아이는 듣질 않는다. 손 목을 탁 쳤다.

" 이잉!! " 

소금을 냅다 뒤집어 던져버리곤 도망간다. 그냥 쉬이 그만두는 일이 없다. 대성할 아이다. 이 눔 시끼..

도망가면서 분한 지 빽빽 우는데, 옆에 있던 아내님은 거들떠도 안 보고 2호 언니한테 간다.  2호 언니를 힘으로 돌려세우곤 손으로 아빠를 가리킨다.

" 아빠가... "

언니 품에 안겨 일러준다.

엄마보다 2호라니...
살도 물렁물렁해서 비슷한 것들이...



>> 생긴 것도 닮은 듯. 나도 있고 1호도 있는데... 왜 2호였지???


설명

 

 



애들 재우려 방으로 불렀더니 4호가 던진 책에 맞았다며 1호가 울고 들어온다.

같이 들어온 2호가 말했다.

"왜 이렇게 덥지?" 

울고 있던 1호가 울면서 설명을 해 주고 있다.

"... 그건...(흑흑) 우리가...(흑흑) 이때까지...(흑흑) 이불 밑에서 놀고 있어서...(흑흑)"

어이가 없어서 1호에게 말했다.

"(울면서) 뭘 그걸 또 설명해주고 있냐"

1호가 대답했다.

"...(흑흑)... 그래도...(흑흑)... 설명은...(흑흑)... 해줘야지..."



기억

 

 


장모님이 오후에 1,2,3호를 데리고 놀러 가 주셨다.

할머니 앞에서 신발을 고르던 2호가 할머니에게 미주알고주알 말했다.

"(신발 앞에 달려있던) 꽃 아빠가 글루건으로 붙여 준다고 했는데 아직도 안 해줬어요... 소피아 반지 떨어진 것도 고쳐준다고 했는데 안 해줬어요... 옛날에 이야기했는데 아직도..."

거진 1년 전 일인데... 잊어버린 줄 알았더니;;;
ㄷㄷㄷ

저녁 먹으면서 2호의 무서운 기억력에 대해 아내님께 이야기하는데 조용히 듣고 있던 1호 갑자기 외친다.

"우린... 다 기억하고 있다!"

.
.
.
요즘은 한 번씩 집에서도 영어로 대화한다
미국 살 때도 안 하던 짓을...
.
.
할 수 있어서 어찌나 다행인지..

>> 요즘은 1호와 2호가 영어 공부를 하면서 단어를 알아듣는다. 그래서 신랑과 스페니쉬를 배우고 있다. 진도가 나가는 것 같진 않지만... 라니냐... 엘 옴브레.. 만쟈나... 


자유 세계 2

 

 



1호 : 물고기 좀 잘 데리고 계세요!!

2호 : 우리 물고기 없어요!

1호 : 당신 딸이 아까 데려갔잖아요!

2호 : 3호야! 엄마 물고기 알레르기 있는 거 알잖아!

4호 : (기어 다니면서) 물곡 물곡~~ 물곡 물곡~~

>>대체 저 대화는 어떻게 흘러가는 것인가....


아이스크림

 

 


토요일 저녁엔 장모님이 1,2,3호를 데려가 재워주시고 주일에 교회에 데려가신다. 4호는 언니들과 할머니를 쉬이 떠나보내지 못한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그러하다.

이번 주도 나가려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더니, 바지도 안 입고 뛰어나가 혼자 신발을 신고 있다.
가지 말고 엄마 아빠랑 있자고 하니 드러누워 자지러진다.

이미 3호 언니보다 무거워져 실한 몸부림을 치는 4호 귀에 대고 속삭여준다.

"아이스크림."

전기충격이라도 맞은 듯 삽시간에 거친 움직임이 멈춘다. 들을 준비가 된듯하다. 그것의 존재를 다시 한번 차근히 알려준다.

"언니랑 할머니 잘 가라고 인사하고 나서 '아이스크림' 줄게"

벌떡 일어나 격하게 손을 흔들며 최선을 다해 마중한다.

"안녕해줘"

"안녕!!"

"잘 가라고 해줘"

"잘 가! 잘 가!!!"

"....."


보상이 있어야지..

냉동실 앞에 서자 현관에서 끊임없이 손을 흔드던 4호가 손을 멈추지 않은 채 마치 무언가에라도 홀린 듯 나를 쳐다본다.

냉동실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내 절제된 움직임으로 4호에게만 보이게 살짝 비친다.

4호의 동공에 초점이 맞지 않는다. 수백 명이라도 마중할 수 있을 떨리듯 흔들리는 손은 왜 멈추질 않는지 모르겠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자, 자기 부상 열차라도 되듯 나는지 걷는지 모르게 움직여 의자에 앉는다.

.
.
.
오늘 저녁도 4호의 숟가락질이 찰지다.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

 

 

 

 


교회에서 동요 수업을 듣는 2호,

2호 : 아빠,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동요가 뭔지 알아?

나 : 어떤 거야?

2호 :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예수님 사랑합니다"야. 한번 불러볼게~

노래 한곡을 끝내고 다시 말한다.       

2호 : 내가 이 노래를 제일 좋아하는 이유가 뭔지 알아?

나 : 왜?

2호 : (매우 진지하게).... 짧아서

.
.
.
그렇게 한음 한음 정성 들여 불러놓곤...

>>> 찍어 놓았던 동영상을 다시 봤다. 음이 하나도 안 맞는다. 거의 재 창조의 수준?? 동요 수업은 왜 들은 것인가... 그냥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에 만족하는 수밖에...

 


시리얼

 

 


4호가 그래놀라 시리얼을 먹고 있었다. 애들이 이런 것도 좋아하나 여자애들이라 역시 다른가 했더니, 씨리얼 안에 있는 말린 과일 과자들만 쏙쏙 골라먹는다. (정작 바나나 잘라 넣어주면 원숭이마냥 꺅꺅 대면서..)

이를 본 3호가 자기도 그 씨리얼을 달란다. 씨리얼을 준비해주는 모습에 몹시 흥분.
순정만화 여주인공처럼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두 주먹을 꼭 올려 쥐고는


"(여기에) 바~나~나~도~ 이~꼬~ 딸~기~도~오~ 이~꼬~"

 

하더니 갑자기 고개를 떨구며 급 시무룩해져 말한다.

"포도는 업써... "


... 건포도는 있던데...
... 이거 아닌가...


아빠의 일기를 엄마가 살짝살짝 편집을 좀 했습니다. 갑자기 "로맨스는 별책부록"이라는 드라마가 생각납니다. 출판사를 배경으로 편집자 작가 마케터들이 나왔죠. 작가: 아빠. 편집자: 엄마. 삽화: 엄마. 요런 느낌이네요.

티친님들 피드도 놀러 가고 싶은데... 뭔가 바쁘네요. 저 댓글놀이 엄청 좋아하는데.... 희소식은 아빠가 육아 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긴~ 오복이네 육아일기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오늘 신랑이랑 이런저런 이야길 하면서 신랑이 말했습니다.

"요즘은 애들이 재미있는 말을 안 하네?!?"

이제 좀 컸으니 아무래도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라고 했더니...

"애들이 초심을 잃었어..."

애들이 아니라 본인이 초심을 잃은 거겠죠. 애들은 오늘도 웃깁니다. 전 코미디언 5명을 낳은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오복이네 몰아보는 육아일기 시리즈

2020/06/26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오복이네 엄마의 육아 일기 모음 1.

2020/06/28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오복이네 엄마의 육아 일기 2

2020/06/30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오복이네 육아 일기 3

2020/07/03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오복이네 육아일기 4

2020/07/03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오복이네 육아일기 5

2020/07/04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오복이네 육아일기 6

2020/07/05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오복이네 육아 일기 7

2020/07/06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오복이네 육아 일기 8

2020/07/09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오복이네 육아 일기 9

2020/07/09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오복이네 육아 일기 10 (아빠 일기)

2020/07/10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오복이네 육아 일기 11

2020/07/12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오복이네 육아 일기 12

2020/07/13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오복이네 육아 일기 13 (번외편, 부부일기)

2020/07/14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오복이네 육아 일기 14

2020/07/15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오복이네 육아 일기 15 (아빠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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