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육아 일기

오복이네 육아 일기 9

728x90
반응형

안녕하세요.

오복이 오남매 맘 리자입니다.

오늘은 김가들이 다 없는 날이었는데.. 하필 알레르기가 도져서 그들이 없는 시간 동안 침대와 한 몸 되어 있었네요. 오늘 아침 내가 건강해졌나? 알레르기가 없네? 이쯤 되면 한번 누울 만도 한대라고 생각한 지 1시간도 안돼서 재채기에 콧물에 결국 비염약 먹고 헤롱헤롱... 졸림의 부작용이 없는 비염 약도 있긴 하지만 쉴 수 있는 날이니 그냥 마냥 졸린 약으로 먹었습니다. 약 먹고 자고 일어나면 귀신같이 나아있거든요. 그래서 그냥 한 타임 쉬고 가라고 몸이 경고하나 보다 라고 생각하고 지냅니다. 물론 운동을 하면 더욱 건강해져서 알레르기의 횟수도 잦아들겠지만 아직 운동할 마음이 안 생겨서 안 하고 있습니다. 뭐 이리 말이 많냐고요? 빨리 일기나 쓰라고요? 넵. 알겠습니다. 


명의

거실에 잠깐 누웠더니 7세 2호가 달려와 마사지 가게라며 붙어서 내 몸을 주물럭 거리고 있으니 재미있어 보였는지 나머지 딸램이들이 우르르 달려와 내 사지를 붙잡는다. 걸리버 여행기의 걸리버가 이런 심정이었을까? 드디어 내가 호강을 하나 기대했지만.... 업종은 이내 병원으로 전향됐다.

2호: 어디가 아프세요?

엄마: 콧물이 나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말한다.

2호: 휴지 가져다 줄게요~

하며 후다닥 휴지를 가져다 준다. 아. 명의다. 콧물이 없어졌다.

2호: 또 어디가 아프세요?

엄마: (콜록거리며) 목이 아파요.

2호:(아주 상냥한 목소리로) 기침을 할 때는 입을 팔로 막거나 휴지로 가리고 해야 해요. 

아... 코로나가 오기전부터 2호는 기침예절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난 목이 아프다고 했는데.....


잘못 들었습니다

(아빠의 일기)

저녁 준비를 하는 동안 9세 1호가 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소리가 들린다. 잘 읽어주다가 갑자기

"무슨 개소리야!" 

라고 하길래 동생들과 싸우는 소린 줄 알고 달려가 보니

"우스갯소리야!"


아빠의 희망 회로

(아빠의 일기)

늦가을에 담근 사과주 과육으로 사과잼을 만들었다.

지난여름에 담근 매실청 과육으로 매실잼을 씨로는 베갯속을 만들었다. 겨울에 담근 모과청은 주스와 에이드로 마시고 있다.

1호와 2호는 매실씨도 바르고, 사과 껍질도 벗기고, 완성품에 붙여줄 캐릭터도 그려준다. 20L씩 담가 3달이나 기다렸는데 주스와 에이드로 마시고 아침마다 빵에 쨈을 발라 먹으면 한 달도 채 안 간다. 점점 늘려서 철마다 하나씩 해보면 좋겠다.

철마다 제철과일로 만들고 또 먹다 보면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 과일 내음이 풍길 때마다 내내 같이 만들던 아빠 생각이 많이 나겠지 싶다.

자라면서 받은 상처로 실망도 할 테고, 북적이는 집안에 질려 독립한다고 뛰쳐나갈 수도 있고, 혹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칠랑 팔랑 따라갈 수도 있겠지만..

또 다음 철이 돌아오고 어디선가 매실, 사과, 모과 내음이 나기 시작하면 그 내음만큼이나 향기로운 느낌으로 아빠 생각이 나면 좋겠다.

그래서...

용돈도 많이 부쳐주고....

약속한 집이랑 차도 사 주고...

아..... 좋겠다....


답정너

5세 3호가 색칠 공부를 하다가 가져와 묻는다.

3호: 여기 살이지?

아빠: 어~ 그러네~ 살이야.

3호: 아닌데~에?

잠시 후, 같은 부위를 가위로 잘라내고는

3호: 여기 살 아닌 거 맞지?

아빠: 아니, 거기 살이라니깐?!?

3호: 아니야!!!

그럴 거면 뭐하려고 묻니....


엄마 닮았네

(아빠의 일기)

6세 2호의 티아라 핀이 식탁에 있길래 2호에게 내밀며 말했다.

아빠: 2호야, 이거 치우고 와.

갑자기 핀을 먹는 척을 한다.

2호: 호라라라라라랄짭쫩!!!!!!!

깜짝 놀라 뭐라 하지도 못했다. 

'지 엄마랑 똑같아가지고.....'

---- 내가 다 먹어도 장신구는 먹지 않아요... ㅋㅋㅋㅋ


병원 방문

(아빠의 일기)

5명 중 4명이 아픈 날,

심지어 증상마저 제각각이다.

진찰실(ㅋㅋㅋ 진찰실은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표현이다. 진료실.... ㅋㅋㅋ)에서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면 4명이 우르르 들어가서 진찰을 받는데,

한 명 한명 진찰을 받을 때마다 다른 증상과 경과를 이야기하니 의사가 그걸 어떻게 다 파악하고 있냐고 한다.

엄마가 환자 25명씩 보는 한국 간호사라서 참 다행이다.

-- 인간지사 새옹지마... 그렇게 보는 환자 많다고 투덜댔는데...(미국은 병동 5명이 최대인 걸로 알고 있어요) 이럴 땐 유용하게 써먹네요.. 4명 그까짓 거!!


엇갈린 대화

(아빠의 일기)

4세 3호 언니보다 무겁고 체감상으로는 6세 2호 언니랑도 비할만한 우리 집 힘캐 3세 4호.

아빠: 어후.... 4호야, 너 왜 이렇게 무겁냐?

4호: 아빠 무거워?

아빠: 아니~ 너 무겁다고!

4호: 아빠 무거워~?

아빠: 너!! 너 무겁다고!!

4호: 아닌데? 나 안 무거워. 아빠 무거워?

아빠:..... 억;;;

--- 이건 무슨 뫼비우스의 띠 같은 대화인가... 대체 누가 못 알아듣는 거지??


산타할아버지에게

8세 1호의 카드. 산타할아버지에게 보내는 경고장.

 

경고하다가 좀 그랬는지 웃는 얼굴을 그려 놓았구나... 


아빠 조련사

(아빠의 일기)

6세 2호가 유치원에서 산타할아버지께 드릴 편지를 써왔다.

편지를 들고 산타할아버지를 드린다길래 어떻게 드릴 거냐 물으며 산타 이야기를 좀 하기 시작했더니 2호가 말을 끊으며 차분히 말한다.

"아빠, 우선 내가 뭐라고 썼는지부터 이야기해 줄게~"

--- 알고 보면 우리 집에서 젤 말 많은 사람은 아빠.


안면 인식 장애

(아빠의 일기)

아직 잠든 애 얼굴을 요리조리 둘러보면서 혼자 중얼거렸다.

"우리 3호 많이 피곤한가?? 오늘따라 얼굴이 많이 부은 것 같네..."

배도 좀 만져보면서...

"와~ 이제 살도 많이 쪘구나." (3호는 말라깽이)

하면서 보다가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밖에 3호가 앉아서 빵을 먹고 있다.

아.. 안면인식 장애가 새로운 수준에 도달한 듯하다.


점점 가면 갈수록 아빠의 일기가 많아집니다. 제가 한참 일을 하고 있을 때라 육아 대디인 아빠가 열심히 독박 육아를 할 때가 많았거든요. 울 신랑, 고생했어~ 하지만 애 볼래? 환자 볼래?라고 물으면 환자를 보겠습니다. 복직 꼭 해야지.

몰아보는 육아일기 10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몰아보는 육아 일기 시리즈

2020/06/26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엄마의 육아 일기 모음 1.

2020/06/28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엄마의 육아 일기 2

2020/06/30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오복이네 육아 일기 3

2020/07/03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오복이네 육아일기 4

2020/07/03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오복이네 육아일기 5

2020/07/04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오복이네 육아일기 6

2020/07/05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오복이네 육아 일기 7

2020/07/06 - [몰아보는 육아 일기] - 오복이네 육아 일기 8

728x90
반응형

'육아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복이네 육아 일기 11  (27) 2020.07.10
오복이네 육아 일기 10 (아빠 일기)  (32) 2020.07.09
오복이네 육아 일기 8  (32) 2020.07.06
오복이네 육아 일기 7  (20) 2020.07.05
오복이네 육아일기 6  (21) 2020.07.04